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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생활이야기

코로나 시국 일본 도쿄에서 한국으로 입국하기

경로

일본 도쿄 나리타공항 -> 한국 인천 국제공항

입출국 일자

2021년 4월 28일

 

일본의 당근 마켓 지모티에 가전제품들을 다 팔고 나니 진짜 집이 휑해졌다.

처음에 왔을 때 보다 더 마음이 허전한 이유는 뭘까.

 

일본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이 집에서 쉬고, 주말에는 장 봐온 걸로 밥해먹고

한때는 유튜브에 일본 생활 브이로그도 올렸었다.

 

2년간 슬플 때도 즐거울 때도 기쁠 때도 항상 이 집이랑 함께여서인지 더 애착이 간다. 

내가 나갔으니 새로운 사람이 또 살게 되겠지만 나는 이 집을 잊을 수 없을 거다.

 

참고로 이 집은 시나가와 부근 

야마노테 센 오오사키 역 도보 10분으로 야칭은 8만 5천 엔이었다.

 

 

한국으로 가기 위한 비행기 시간은 14시55분였음으로 공항으로 가기 위해 12시 25분 나리타행 열차를 탔다.

코로나가 되고 나서 귀국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.

스카이라이너를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외국인들이 꽤 있었다.

다들 본인의 나라로 귀국을 생각했나 보다.

 

나 또한 코로나가 되고 나서 일본에서 내 직장에 대한 불안감에 귀국을 선택했다.

 

부동산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신분으로 승진을 하고 연봉을 올리는 게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.

부동산 업계에도 엘리트 명문대 출신들이 많았고 이미 그들은 승진이 보장되어 있었다.

 

그렇다면 부업도 안 되는 재류자격으로 이 곳에서 무엇을 먹고살아야 할까?

지금 받는 월급으로도 세금이 이렇게 떼이는데 과연 계속 내가 이곳에서 저축을 해가며 생활할 수 있을까?

참 앞이 깜깜했다.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.

 

2021년 4월 기준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의 모습이다.

 

살면서 이렇게 한산하고 조용한 공항은 처음 본 것 같다.

그렇게 큰 나리타 국제공항에 탑승수속 카운터에는 수속을 받는 직원분들도 없었다.

대부분의 카운터는 불이 꺼져있었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없었다.

 

도착해서 셀프체크인 기계로 탑승수속을 했고 티켓을 출력해 탑승수속 카운터로 갔다.

짐 무게를 달고 여권을 확인했다.

 

그리고 제일 중요한 코로나 음성 PCR검사증을 보여줬다.

 

짐 정리하다가 생각도 없이 있다가 출국 4일 전에 알아서 부랴부랴 병원 알아보고 다행히 시간 맞춰 발급받았다.

코로나 검사 가능한 병원을 찾으면서 정보를 얻다가 이 증명서가 없으면 비행기를 태워주지 않는다는 글을 봤었다.

찐 정보였다.

 

소지품 검사를 받고 출국검사를 하는데, 재류카드를 보고 다시 일본에 돌아올 것인지 물어봤다.

돌아오지 않으면 재류자격 실격에 대한 내용을 동의했다는 종이를 받는다.

이름쓰고 서명하고 출국 시 종이를 건네주면 재류카드에 구멍을 내도 되냐고 한 번 더 묻는다.

 

그 자리에서 구멍이 뚫린 재류카드를 받았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,

돌아와서 다시 보니 그간 고생한 것들이 0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에 굉장히 허무했다. 

다행히 미리 엉엉 울어놨길 다행이다.

 

면세점도 문을 다 닫았고, 유일하게 화장품과 주류 등을 종합적으로 파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만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.

스타벅스랑 맥도널드는 당연히 영업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닫혀있었다.

 

그나마 열었던 스파게티와 와규를 파는 가게에서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나폴리탄을 한 그릇 먹었다.

그 외에는 엔화가 있어도 쓰고 갈 만한 곳이 없어서 그냥 남은 돈은 들고 한국으로 와버렸다.

 

비행기 티켓에는 ZONE 1부터 시작되는 번호가 붙여져 있었다.

코로나로 인해 번호 순서대로 비행기 탑승 안내를 하는 것이다.

내 차례의 ZONE순서가 되어 탑승구로 갔다.

 

기내에 들어가자마자 BTS의 다이너마이트 노래가 흘러나왔다.

노래를 들으니 순간 마음이 참 가벼워졌다.

기내 안내방송은 보아와 보이그룹 아이돌이 안내 스크린을 통해 설명해줬다.

K드라마, K뮤직, K 영화 등등.. 코로나 이후 1년 만의 한국행이라 그런지 설레었다.

 

기내 안에도 방역을 위해 옆자리를 띄어놓았고 2열 3열 2열 비행기 안이 더 넓게 느껴졌다.

그로 인해 옆자리에는 다른 승객이 타지 않았고 이렇게 한산한 비행기를 타본 건 난생처음이었다.

이쯤 되면 사람을 태우는 게 오히려 적자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.

 

기내 음식으로는 햄버거, 파인애플, 요플레, 리얼브라우니가 나왔고 음료는 오랜만에 사이다로 마셨다.

귀국 전 정보들을 찾아보니 집까지 가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니 꼭 밥을 잘 먹으라는 팁이 있길래

전부 맛있게 다 해치웠다.

 

그렇게 한국으로 가기 위한 2시간 30분간의 비행이 시작되었다.